요즘 많이들 감기로 고생하던데 다들 괜찮으신가요? 저는 뒤늦게 코로나에 걸렸어요. 3년간 잘 피해왔지만 걸려야만 끝나는 게 코로나인가 봅니다. 뒤늦게 걸린 코로나는 정말이지 무섭더라고요. 나흘간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열과 싸웠더니 해제가 된 지금은 후각과 미각을 잃고, 심각한 기침에 여전히 골골대고 있습니다. 이 지독한 코로나 가운데서도 문득 생각나는 건 고잉물. 이번엔 나갈 수가 없으니 여러분이 소비쟁이(?) 저희들이 픽한 아이템에도 관심이 있다고 하셨던 것이 떠오르더라고요. 당장에 일어나 글을 쓸 수는 없었지만 머릿속으로 추천할 것들을 떠올리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혜진😗
급류처럼 휘몰아치던 새로움과 낯섦도 4월쯤 되니 좀 진정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점심 도시락을 만드는 일도 영어로 수업을 듣고 말하는 것도 이제는 꽤 익숙해졌습니다. (물론 능숙해지지는 않았습니다.) 가끔은 학원 수업을 마치고 혼자 시내 구경도 하고 도서관이나 카페에 들러 시간을 보내기도 하는데요. 취향에 맞는 카페나 상점을 만나면 언젠가 가현을 데리고 와야겠다고 혼자 약속을 하기도 합니다. 좋은 건 같이 보고 듣고 먹고 나눠야 더 즐거우니까요! 이번 호에도 함께 즐기고 나누고 싶은 좋은 것만 담았습니다. 쉬어가듯 가볍고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영감의 콘텐츠
혜진😗
가끔 입이 심심한 것처럼 눈이 심심한 날이 있습니다. 이럴 때 생각나는 가벼운 읽을거리는 역시 블로그가 아닐까 싶어요. 네이버 블로그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블로그 형식의 글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좋죠. 간식 서랍을 열고 간식을 고르듯 즐겨찾기 목록을 살펴봅니다. 요즘 가장 즐겨 먹는, 아니 읽는 콘텐츠는 좋아하는 브랜드 웹사이트입니다. 충분한 글과 사진이 있는 웹사이트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의사가 없을 때 더 재미있게 읽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는 대부분 일기장 같은 카테고리를 하나씩 가지고 있더라고요. 브랜드 소개, 제품 설명에 미처 남기지 못한 사소한 이야기가 담긴 게시판은 마치 대표(운영자)의 일기장을 엿보는 기분인데요. 요즘 특히 자주 읽는 웹사이트 '수관기피'와 'Achim'입니다.
<수관기피>는 마음에 평화를 주는 물건을 소개하는 온라인 상점입니다. 취급 품목은 CD, VINYL, BOOK, PHOTO BOOK. 좋은 음악과 글, 사진으로 하루와 하루 사이 쉴 틈을 제안하죠. 수관기피의 앨범을 소개하는 다정하고 세심한 문장은 음악에 영 흥미가 없는 사람도 앨범 소장 하고 싶게 만듭니다. 잔잔하게 읽는 맛이 있죠. 하지만 수관기피에서 제가 발견한 최고의 틈은 'FILE' 카테고리! 사장님이 좋아하는 영화, 진행 중인 프로젝트 등 사소한 취향과 감상 그리고 때에 맞는 플레이리스트가 비정기적으로 업로드되는 게시판입니다. 최근 '수관기피'는 카페 네스트, 무과수님과 월간음감회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그 흥미로운 프로젝트의 과정과 감상도 이 카테고리에서 염탐할 수 있답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늘 결과물보다 만들어지는 과정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네요) 자극적이고 빠른 콘텐츠 소비에 피로감을 느낄 때, 잠시 쉬어갈 틈이 필요할 때, 가볍게 들러 느긋하게 읽어보세요!
*'수관기피'는 일부 수종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나무의 가장 윗부분인 수관이 서로 닿지 않고 일정한 틈을 유지하여, 나무 아래까지 충분한 햇볕이 전해질 수 있도록 자라는 현상을 뜻합니다
잘하는 브랜드를 보며 늘 하는 생각이죠. <매거진 Achim>도 그중 하나! 아침에 보고 듣고 읽기 좋은 영감 콘텐츠인 <매거진 Achim>은 타블로이드판으로 발행되는 종이 매거진만큼 웹사이트도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온라인 그로서리를 오픈하면서 읽을 거리가 하나 더 추가되었습니다. <매거진 Achim>의 글과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그저 반가울 뿐이죠. <매거진 Achim>은 꾸준히 브랜드와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는데요 그 고민과 과정은 [Jornal] 카테고리에 잘 녹아있습니다. 모노클 아티클을 번역하고 커뮤니티 멤버들끼리 나눈 의미 있는 대화와 시간이 담긴 [FRIENDLY] 시리즈는 요즘 저에게 가장 영감이 되는 읽을거리인데요. 소소한 재미는 물론이고 마케팅, 브랜딩 인사이트도 채울 수 있죠. 이들의 건강한 생활과 생각을 읽고 있으면 저도 내일은 꼭 무언가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한답니다.
* 일요영감모음집도 읽어보세요! 시간이 지나도 유효한 읽을거리와 볼거리, 생각할거리를 전하는 Achim의 유료 콘텐츠입니다. 가격은 1만원(총 10호)
도파민 중독자는 격리 기간에 손가락을 놀릴 힘만 있으면 휴대폰을 붙잡고 바깥세상을 그리워했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보게 된 단편 영화 한 편을 공유해 볼까 합니다. 세상엔 정말 많은 이야기꾼, 천재들이 있다는 것을 이렇게 좋은 콘텐츠를 만나게 될 때마다 느끼곤 합니다.
13분 정도 길이의 이 단편 영화는 3년 전 세상에 나온 영화인데요. 어떠한 알고리즘이 저를 이 영화까지 이끌고 온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영화는 다운증후군이 정상인 사회에서 태어난 한 일반인 아이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정상이 비정상적인 사회에서 이 아이는 남들과는 다르다는 고독감에 어떠한 결심과 삶을 살아가게 될까요? 이 벨기에 영화는 남들과는 다르다는 것이 얼마나 고독한 일인지를 너무 무겁지는 않게 동화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13분의 짧은 영화지만 영상미는 물론,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하는 저만의 이달의 콘텐츠였답니다. 시간이 된다면 한번 감상해보시길!
도구
일상과 이어가고 영감을 채우기 위해서는 건강이 우선이라는 당연한 진리를 새삼 깨닫는 2주였습니다. 건강을 챙길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 때면 슬쩍 꺼내보는 건강의 도구(?)를 소개합니다.
가현😎
건강상 커피를 과거보다 줄이게 되니 찾게 되는 것이 차였습니다. 지난번 혜진이 잠깐 언급한 적도 있지만 매월 ‘월차’라는 모임을 가지면서 다양한 티 카페를 방문하거나 차도구, 새로운 차를 만나는 일을 즐겼답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티는 조금 특별한 이유로 구매하게 된 차들인데요. 건강을 위해 그리고 호기심에 구매한 차를 소개합니다.
바드 하일브루너 (Bad Heilbrunner)
일명 독일 약차로 불리며 가성비가 좋은 것으로 알려진 ‘바드 하일브루너’ 약차 입니다. 저는 감기차(해열/진통제 차인)인 Erkältungs Tee 와 위장과 장을 위한 차 Magen-und Darm Tee, 기침과 기관지를 위한 차 Husten-Und Bronchail Tee를 쟁여넣고 필요할 때 마시고 있습니다. 약차라고 하니 거창하지만 사실상 허브차라 보시면 됩니다. 몸에 도움이 되는 차라 그런지 맛은 없습니다. 맛보다는 나아질 거라는 플라시보로 마시고 있죠. 저는 독일로 출장을 종종 다녀오시는 아버지께 부탁을 드려 쟁여 놓았는데요. 위아더월드! 쿠팡과 해외 직구사이트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종류는 효능에 따라 정-말 많다는 사실. 아픈가 싶은데 약을 먹기는 부담된다면 챙겨두고 마시면 좋을 차랍니다. 현지에서는 마트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차로, 8개의 티백이 박스에 1.6-7 유로 정도. 국내 직구 사이트에서는 3-5천 원대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Erkältungs Tee : 감기차. 버드나무 껍질 / 감초 / 페퍼민트 등이 함유 *임산부는 드시지 마세요!
Magen-und Darm Tee : 위장장애, 소화불량에 마시면 좋은 차. 아니스/ 고수/ 케러웨이 등이 함유
Hustne-Und Bronchail Tee : 기침,기관지를 위한 차. 갈근/ 백리향/ 감초 등이 함유
스틱솔로지 (Sticks Ology)
스틱스솔로지는 영국 티 브랜드입니다. 지난 3월 신당동 세실앤세드릭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된 브랜드 인데요. 스트레이너 필요 없이 스틱형으로 우려내는 방식이 독특해 구매하게 된 제품 입니다. 여행, 이동중에도 높은 품질의 차를 간편히 마시고자 만들게 된 브랜드라고 해요. 다양한 블렌딩 티와 허브티가 있는데 물처럼 편하게 마시기 위해 저는 루이보스를 겟 했습니다. 혁신적인 형태긴 한데, 맛도 있을까? 루이보스는 Great Taste로 2017년에 선정되기도 할 만큼 맛도 꽤 괜찮았습니다. 아, 그리고 비닐 형태의 스틱을 따뜻한 물에 넣어 우려내는데 문제는 없을까 싶으실 텐데요. 유해 물질을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프리프로필렌 소재로 제작되어 100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서도 스틱이 녹거나 불순물이 나올 우려가 없다고 합니다. 맛도 좋고 신박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찻잎이 스틱에 뚫린 구멍보다 작아서 루이보스 가루가 둥둥 떠다니는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여행지에서 맛있는 차를 쉽게 우려내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좋은 것 같아요. 온라인에서도 ‘스틱올로지’를 검색하면 쉽게 구매할 수 있는데요 10개 스틱에 8천 원~1만 원 사이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소개해 드릴 아이템은 끝없는 기침과 인후통에 도움을 주고 있는 아이템입니다. 저 멀리 혜진이 제가 코로나에 걸렸다는 소식에 선물한 아이템으로 기침이 심해질 때면 먹고 있습니다.
워커비 Voice care kit
워커비는 몇 년 전 TWL에서 우연히 보고 구매했던 블렌딩 허니 브랜드입니다. 품질도 좋지만 이왕이면 예쁘고 브랜딩을 잘 하는 브랜드들을 좋아하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워커비는 첫 눈에 반한(?) 브랜드라 할 수 있습니다. 블렌딩 허니 브랜드인 만큼 다양한 꿀들을 만나 볼 수 있는데, 제 첫 워커비는 그릭요거트나 디저트에 더할 목적으로 구매한 바닐라빈 허니였습니다. 일벌을 연상케 하는 브랜드 이름과 캐릭터는 정말이지 귀엽습니다. 로즈/ 바닐라/ 레몬/ 모히또/ 초코/ 얼그레이 꿀은 물론 최근에는 캐러멜과 프로폴리스 사탕, 스프레이, 캔들 등 다양한 아이템을 확장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패키징도 귀여워서 선물하기에도 좋답니다. 저는 종종 미니자 샘플러를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곤 합니다. 귀엽기만 한 브랜드냐고요? 아닙니다. 지리산 숲에서 얻은 꿀로 품질은 물론 지역 양봉 농가와 꿀벌 보호에도 힘쓰고 있는 브랜드 랍니다.
이번 격리 기간 동안 선물 받은 Voice care kit 는 무설탕 체리 맛 프로폴리스 사탕과 프로폴리스 스프레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기침이 나올때 급히 사탕을 먹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스프레이를 뿌려주고 있답니다! (고마워 혜지나) 이 지독한 기침도 언젠가 잦아들겠죠..?
혜진😗
이지도즈 PILL PLANNER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면 운동이 아닌 영양제를 슬금 꺼내는 게으름뱅이에게 약을 매일 챙겨먹는 꾸준함이 있을리 없죠. 영양제를 잊지 않고 챙겨먹기 위해 귀여운 휴대용 약통을 구입했습니다. 어디서든 쉽게 살 수 있는게 휴대용 약통이지만 조악한 폰트나 장식이 없는 걸 찾는 건 어렵더라구요. 한참만에 발견한 것은 색깔이 마음에 드는 이지도즈 PILL PLANNER. 특별한 기능은 없습니다. 그저 일주일 단위로 약이나 비타민을 보관할 수 있죠. 아! 자외선 차단이 가능하여 변질 걱정 없이 약을 보관할 수 있습니다. 별 거 아니지만 이 귀여운 컬러의 막대 약통 덕분에 매일 잊지 않고 약을 챙겨먹고 있습니다. 매주 일요일 밤이면 일주일치 영양제를 소분하며 건강을 챙기는 나름의 루틴도 생겼고요. 파란색 약통은 가현에게 선물 받은 것이에요. 같은 브랜드 제품으로 하루치 약을 보관할 수 있어요. 아침과 저녁으로 나누어져있지만 저는 이틀치 약을 소분해서 다니고 있습니다. 납작해서 파우치에 넣어다니기 좋아요. 짧은 여행이나 캠핑 때도 잊지 않고 약을 챙길 수 있어 만족합니다. 역시 매일 보고 쓰는 물건은 귀여워야해요.
우리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벚꽃도 지고 어느덧 4월의 막바지라니 믿기지가 않네요!
조금 더 회복한 몸과 마음으로 오는 5월에는 재미있는 장소와 이야기로 찾아올게요😉
우리는 답장과 피드백으로 계속해서 흘러갑니다.
독자님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이번 고잉물을 읽고 좋았거나 아쉬웠던 점, 궁금하거나 고잉물이 잘 흘러갈 수 있도록 의견을 더해주고 싶다면 언제든지 환영! 더 발전하는 고잉물이 될 수 있도록 귀 기울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