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먹고 살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어디로 흘러갈까요
- 고잉 하이라이트
- 장소 발효카페 큔/ 계동 이밥
- 도구 템페와 요리들/ 아보카도 붓카케 우동
**이번호에는 킵 고잉 프로젝트가 생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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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 보다 비 내리는 날이 많은 요즘입니다. 고잉물 구독자분들 모두 무탈히, 어쩌면 가장 어려운 일인 '평범한 하루'를 보내며 잘 먹고 지내고 계시길 바랍니다. 지난 호에 이어 이 번호에서는 편집자 각자의 방식대로 먹고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전해보려 합니다. 빈속에 뉴스레터를 읽고 계시다면 조금은 힘든 호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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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고 붙여내는 맛
얼마 전 대구에서 서울 상수동으로 이전한 ‘롤드페인트’를 다녀왔습니다. 대구에서 좋은 기억과 영감을 많이 받았던 터라 새로운 곳에서의 롤드도 기대를 하며 방문했죠. 대구 시절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롤드페인트였지만 더 재미있는 콘텐츠로 가득했습니다. ‘마스킹 테이프’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 어떤 이야기를 가진 마스킹 테이프인지 살펴보느라 가게를 몇 바퀴 돌았는지 모르겠네요. 특히, 계산을 하면서 본 ‘마스킹 테이프 활용법’에는 단순히 찢어 붙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팁들이 모여있습니다. 아, 그리고 이번 방문에서 아주 마음에 드는 아이템을 하나 구매해는데요. 바로 KOKUYO 사의 카루컷입니다. 집게 타입으로 쉽고 깔끔하게 잘라낼 수 있는 마스킹 테이프 전용 커터로 최근 넓은 마스킹 테이프를 많이 사용하고 있어서 저는 20-25mm 사이즈로 구매했답니다. 자유롭게 찢어 쓰는 맛도 있지만 깔끔하게 잘라 사용할 수 있는 커터를 들였더니 당장 쓸 일이 없는데도 계속 테이프를 자르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마스킹 테이프 소분기부터 이렇게 이 세계가 방대했구나를 다시금 느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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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부
"사람들이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하는데, 한 번 시계부를 쓸 필요가 있어요. 가계부처럼요." 영화 평론가 이동진님이 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입니다. 지난 킵고잉 프로젝트를 실패하고 정말 나에게는 일기 쓸 시간이 없는 건가를 되짚어보다 시계부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시계부 쓰는 법은 간단합니다. 먼저 매일 6시부터 밤10시까지 각 시간대별로 어떤 일을 하는지 작성합니다. 그리고 누워서 스마트폰만 보며 있는 시간에는 회색 형광펜을, 해야하는 일(요즘은 영어 공부)은 하늘색 형광펜을 칠합니다. 하루에 얼만큼의 시간을 낭비했는지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죠.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시간을 의미 없이 릴스, 숏츠 따위로 흘려보내고 있더라고요. 그것도 오전시간에요. 특단의 조치를 위해 오전 요가 수업을 등록했고 덕분에 오전 시간대의 회색이 줄었습니다. 매번 하늘색의 2배가 넘는 회색을 칠하는게 머쓱해 공부 시간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회색이 많긴 하지만, 확실히 시계부를 쓰기 전보다는 나은 매일을 보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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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브이방-유브이녹음실
요즘 저의 숨듣명(숨어서 듣는 명곡) 아니 숨듣콘,,입니다. 유브이의 유튜브 채널에서 만드는 페이크 다큐 콘텐츠로 짧은 명곡(?)이 탄생을 위해 녹음실에서 생기는 의심, 다툼, 꾸중, 불화 그리고 화해를 담고 있습니다. 캐스팅도 훌륭합니다. 김필, 백지영, 규현, 이석훈 등 매화 내노라는 가수들이 나와서 드립(?)을 이어가는데요 예상치 못한 스토리에 피식거리기도 하고 출연진들이랑 같이 웃참하며 콧구멍만 벌렁거리기도 하며 보고 있습니다. 최근 SNS 콘텐츠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진 상태인데 그 와중에 별 생각 없이 웃기만 하며 볼 수 있는 코미디 콘텐츠라 좋습니다. 뭐가 재미있는지 모르겠다구요? <이석훈-예의편> 한 번만 봐주세요. 아마 저처럼 예의 1시간 연속듣기까지 찾아들으시게 될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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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집자가 애정 하는 곳 ‘큔’은 제철과 발효가 있는 곳이라는 컨셉하에 운영되는 곳입니다. 사실, 상호명인 ‘큔’도 발효균의 ‘균’에서 따온 것으로 이곳에서 판매하고 이야기하고자 하는 특색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어쩌면 조금 생소하기도 소스와 먹거리를 만나보실 수 있겠는데요. ‘발효’로 이야기를 하는 곳인 만큼 카페에서 즐길 수 있는 메뉴들도 조금 더 건강하고 색다르게 즐길 수 있습니다. 구운 야채, 템페, 큔에서 직접 만든 소스가 들어간 한 샌드위치와 플레이트,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야채커리와 생소하지만 궁금증을 자아내는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까지. 메뉴판을 읽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입니다. 흔히들 건강한 음식은 맛이 없을 거란 편견이 있으실 텐데요. 적당한 감칠맛을 자아내는 소스 때문일까요? 큔의 메뉴판은 다소 낯설 수는 있어도 한번 맛보면 또 가고 싶은 음식들을 선보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만든 발효 소스들도 참 좋아하는데요. 구운 야채와 함께 곁들이거나, 찌개 등에 활용해 볼 수 있는 발효소스도 함께 판매하고 있습니다. 건강하고 새로운 식재료에 대한 도전을 해보고 싶다면 감히 추천해 봅니다.
발효카페 큔 (@grocery_cafe_qyun)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26길 17-2 1층
오전 11시-오후4시 (수-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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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료 없이 담백한 맛을 내는 음식을 판매합니다. 가게 이름 또한 '몸에 이로운 음식'이라는 뜻에서 <이밥>이죠. 메뉴는 크게 이밥, 저밥, 그밥으로 나뉘어집니다. (귀엽지 않나요?) 이밥은 '이 나라의 밥'으로 담백한 한국식 주먹밥입니다. 연입주먹밥, 취나물견과주먹밥, 버섯톳밥 등 한국의 재료로 건강하고 든든하게 뭉쳐냈죠. '이밥'의 시그니처이자 비건 메뉴입니다. 저밥은 저 나라의 밥'으로 닭가슴살, 소고기고추장 등 고기가 포함된 주먹밥 메뉴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밥은 든든한 덮밥 메뉴로 하이라이스, 닭다리살조림, 우엉잡채 등이 있습니다. 이밥부터 저밥, 그밥까지 취향에 골라먹는 재미가 있죠. 사실 건강한 음식을 먹고 나면 마치 공기를 먹은 것처럼 속이 허할 때가 많은데요 이밥의 식사는 슴슴하지만 심심하진 않은 맛에 양도 적당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인 빈티지한 그릇에 국, 반찬과 함께 나오는 상차림도 좋구요. 테이블이 세 개 밖에 없는 작은 식당이라 포장도 추천해요. 몸도 마음도 편하게 해 줄 한끼 식사가 필요하다면, 계동 <이밥>을 추천합니다.
이밥 (@yibap_mawoman)
서울 종로구 창덕궁1길 29 102호
오전 11시- 밤 9시 (월-토) *수/토는 저녁 7시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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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아도 챙겨 먹어야하는 일상을 마주해서, 먹는 것에 너무나도 진심이여서. 각자의 이유로 먹고살기위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왕이면 맛있게 만족스럽게 먹고싶은 마음은 같은지 요리를 하는 도구도, 식재료도 이렇게 모아놓고보니 진심인 것 같네요. 두 편집자의 먹고사는 모습을 소개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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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현😎
직접 요리를 하는 경우는 일주일에 한두 번이지만, 새로운 것을 맛보고 직접 사용해 보아야 직성이 풀리곤 합니다. (어쩌면 전 요리를 좋아하는 것일지도…) 그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식재료를 찾게 되면 다 앙한 맛의 조합을 찾아가는 길을 시작하죠. 제가 소개하고 싶은 식재료(요리의 도구)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다른 재료들과 함께여야 빛을 발하는 식재료와 그 자체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식재료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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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페
집에서 요리를 할 때는 한 그릇에 먹을 수 있는 음식, 그리고 고기가 없는 요리를 주로 합니다. 그 이유는 많지만 크게는 나름의 플렉시테리언을 지향한다는 점, 고기 냄새가 집에 배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 체육, 두부 등으로 단백질을 채우곤 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식재료가 바로 템페(Tempeh)입니다. 요즘은 더 쉽게, 다양한 요리의 모습으로 만날 수 있는 식재료죠. 템페는 우리나라의 청국장, 일본의 낫토처럼 콩을 발효한 인도네시아의 발효식품입니다. 무려 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식품으로 삶은 콩에 리조푸스라는 곰팡이를 섞은 후 바나나 잎에 싸서 일정 기간 발효를 통해 만들어집니다. 템페를 보시면 콩 사이사이 흰 막 같은 것들을 보실 수 있는데요. 이것은 발효과정에서 생기는 흰 균사체랍니다. 밀도감 있는 질감, 향은 발효식품 특유의 쿰쿰함이 있습니다.
보통 템페는 굽거나 튀겨 활용하기 때문에 이 쿰쿰한 향은 가열을 하면 가시는 편이라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 구워낸 뒤 페스토를 발라 먹곤 하는데요. 고소하고 나름의 포만감이 있어 조금 건강하고 부담스럽지 않게 식사를 하고 싶을 때 찾곤 합니다. (다만 유통기한이 길지는 않아서 조금씩 구매해 냉동 보관합니다.)
이렇게 굽고 튀기고, 소스를 발라 먹는 정도로 템페를 즐기다 새로운 형태의 템페를 접하게 된 적이 있습니다. 주말 마르쉐에 오랜만에 방문한 날, 템페 판매 부스에서 ‘고추장 템페’를 발견한 것인데요. 소고기고추장볶음처럼 이리저리 발라먹고, 비벼 먹을 수 있는 페스토 같았다고 할까요? 빵 위에 올려먹거나 비빔밥 소스로 활용하는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전수받은 기분이라 새롭고 만족스러웠었습니다.(당시, 구매한 ‘고추장 템페’는 지난 호 혜진이 소개한 ‘재료의 산책’ 요나 님이 만들어 한정 판매했답니다.) 궁금하긴 하지만 어려울까 고민스러워서 도전해 보지 못했다면 이처럼 익숙한 맛을 더해 차근차근 도전해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파아프 템페 (@paap_tempeh)
저는 주로 파아프 템페를 구매해 먹고 있습니다. 템페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 팁, 템페를 생산하고 연구하는 이야기를 담은 발효레터도 발행하고 있으니 '템페'가 궁금하다면 한번 둘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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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페스토와 면, 그리고 한 그릇에 해치우기 위해 주로 파스타를 해먹는 일이 많지만, 약간의 도전의식(?)이 생기거나 조금 건강하게 먹어야겠다는 마음이 들때면 나름 진지하게 다른 메뉴에 도전하곤 합니다.
콩물을 넣어만든 시금치 프리타타, 고기대신 콜리플라워를 넣어만드는 비건라구, 그리스식 병아리콩스프, 페타치즈 파스타 등 모아놓고보니 야무지게 해먹고 지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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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와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먹고 싶은 게 생겼을 때 '식당'이 아닌 '레시피'를 찾는 다는 것인데요 높은 외식 물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드는 식당이 많지 않아 집에서 자급자족하는 날이 대부분입니다. 부쩍 더워진 요즘 자주 생각나는 건 홍은동의 자랑(?) 가타쯔무리의 히야히야 냉우동입니다. 쫀쫀한 면발부터 시원한 육수까지. 폭염에도 기꺼이 웨이팅을 하게 만드는 맛이죠. 감히 따라할 수도 없는 맛이라 가타쯔무리의 레시피를 찾는 대신 걍민경님의 유튜브 채널(혼술집밥 편)에서 본 아보카도 붓가케 우동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습니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한 편이라 라면 대신 자주 해먹고 있어요. 재료는 우동면, 달걀, 쯔유, 아보카도. 김가루, 가쓰오부시. 작은 냄비에 물을 끓여줍니다. 물이 끓으면 불을 끄고 찬물을 한 컵 넣은 후 달걀을 넣고 13~15분 기다려줍니다. 이후 찬 물에 넣어 식힌 뒤 똑 깨주면 수란(또는 온센타마고) 완성. 삶은 우동 면은 찬물로 헹구고 면 위에 수란, 아보카도, 김가루 등을 올리고 쯔유 소스(쯔유2:물1)를 부어주면 끝! 우동면과 계란 외의 재료는 취향에 따라 가감하면 됩니다. 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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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고잉물의 작당모의는 앞으로도 쭈욱 이어집니다.
다음 호로 알차게 채워 돌아올게요!
독자님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이번 고잉물을 읽고 좋았거나 아쉬웠던 점, 궁금하거나 고잉물이 잘 흘러갈 수 있도록 의견을 더해주고 싶다면 언제든지 환영! 더 발전하는 고잉물이 될 수 있도록 귀 기울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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