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글로벌하게 흐르는 고잉물의 두번째 특집호 오늘 우리는 어디로 흘러갈까요
- 자고 호텔과 에어비엔비 그 사이 Sonder
- 보고 빨간 양귀비꽃과 함께하는 런던의 11월 'Poppy Day'
- 장소 LOOP / The Courtauld Gallery / Duck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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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특집호로 혜진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동안 저는 런던에 다녀왔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요즘 난리라는 베드버그는 만나지 않았습니다.) 19년도 이후로는 첫 출국에다 무려 7년 만의 영국행이라 많이 기대한 만큼 충분히 즐기고 돌아왔습니다. 어쩌다 보니 23년 4분기를 아주 글로벌하게 흘러 다니는 고잉물이네요. 많이 보고 느낀 여행도 오랜만의 혜진과의 조우로 알찬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예상치 못하게 고잉물은 흘러갈 예정입니다. 이 번호는 지난 특집호에 이어 제가 이끌어가는 두 번째 특집호로 이어집니다. 열흘간 한국 서보다 더 잘 자고 잘 먹어가며 보낸 런던의 이야기를 살짝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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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호텔과 에어비엔비 그 사이? Sonder (Sonder The Henry, LONDON)
워낙 악명 높은(?) 런던 물가에다 원하는 위치, 컨디션의 숙소를 찾기까지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꼼꼼하게 찾아보는 타입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벼락치기지만 끈질긴 서치 끝에 결정한 숙소는 바로 Sonder 체인이었습니다.
Sonder는 호텔과 에어비엔비 그 중간의 체인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한 달 살기 또는 워케이션을 하는 분들에게 꽤 알려진 브랜드인데요. 런던에는 총 두 개의 지점이 있는데 저는 그중에서도 하이드파크 바로 코앞에 위치한 Sonder The Henry에서 묵었습니다. Sonder는 일반 호텔과는 다르게 별도의 앱을 통해 스태프와 소통하고, 문제 해결을 합니다. 호텔과 같은 서비스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합리적이고 좋은 컨디션에서 지낼 수 있는 시스템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예약부터 체크인을 위한 비밀번호도 앱을 통해서 전달될 만큼 비대면 숙소이지만 로비에는 항상 스태프가 상주하고 있으니 걱정하진 않아도 됩니다. 좋아하는 동네에 다른 숙소와 비교해 가격 대비 넓은 공간과 쾌적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에 매우 만족도가 높아 기회가 된다면 다른 나라의 다양한 숙소에서 묵어보려고요. (별수 없이 또 멀리 떠나야겠다는 구실을 만들어 봅니다.)
Check!
- 다양한 숙박 앱을 통해서 예약도 가능하지만, 일주일 이상의 장박을 살펴보고 있다면 Sonder 앱에서 할인과 함께 예약을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답니다! (가끔 프로모션 코드도 발행이 되니 잘 살펴보는 걸 추천합니다!)
- 하우스키핑은 원하는 때에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대신, 타월과 휴지는 무료로 요청을 하면 금방 스태프가 전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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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빨간 양귀비꽃과 함께하는 런던의 11월 'Poppy Day'
매일 그날의 날씨와 뉴스를 보기 위해 TV를 틀어두는 편입니다. 여행지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아침 뉴스를 보다가 아나운서들이 빨간 꽃의 배지를 달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서니 튜브에도 버스에도 래핑이 되어있더라고요. 궁금한 건 못 지나가는 1인으로 얼른 찾아보았습니다. 그 빨간 꽃의 정체는 바로 붉은 양귀비꽃,
11월은 세계 1차 대전의 희생자들의 기리기 위한 달 ‘포피 데이(Poppy Day)’를 앞두고 시작된 기부 때문이더라고요. 우리나라의 사랑의 열매와 비슷한 개념이라 생각하면 더 쉬울 것 같습니다. 많은 꽃 중에 붉은 양귀비 꽃일까 싶어 더 찾아보니 1차 세계 대전이 끝나기 3년 전 영국의 군의관 존 매크레이 중령이 플랑드르 들판에서 전사한 친구를 생각하며 시를 쓴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친구인 알렉시스 헬머 중위가 붉은 양귀비꽃을 보고 고개를 들었다 독일군의 총에 맞아 전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니 하나둘 보이던 포피 배지는 언더 라운드에서 기부와 함께 판매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기부를 하고 싶은 만큼 기부하고 포피 배지를 달고 다닌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모인 기부금은 전액 참전 용사와 미망인, 고아들을 돕는 데 쓰인다고 하네요. 이번 런던 여행은 핼러윈, 크리스마스 그리고 포피까지 다양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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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실을 구매하면 담아주는 LOOP의 가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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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인을 위한 LOOP
뜨개에 빠진 만큼 이번 여행에서는 새로운 여행 카테고리를 추가했습니다. 혹시나 갈 기회가 있을까 하고 저장해 둔 곳 이었는데 마침 영국에서 지내던 언니 또한 뜨개 장인이었기에 다수의 의견으로 자연스럽게(?) LOOP를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런던의 북동쪽 이슬링턴에 위치한 ‘LOOP’에 무려 오픈런으로 방문을 했는데요. 영롱한 실들과 작품들 그리고 스윗한 스태프에 분명 빠르게 스캔하겠다던 저와 언니는 뜨개를 하지 않는 친구를 잠시 외롭게 두었습니다. 다양한 색감과 질감의 실과 부자재들로 홀린듯 바구니에 담다 보니 6개의 실뭉치를 들고있는 저를 발견했지 뭐에요.
올 겨울 머플러와 비니는 내돈내산내뜨(?)로 해결하겠습니다. 오픈하자마자 다양한 연령대, 성별의 많은 사람들이 이 공간을 방문해 부지런히 둘러보는 것이 꽤 신기했습니다. 여행자는 물론 익숙하게 자리를 잡아 뜨개실을 고르는 할머니를 기다리는 할아버지, 저희처럼 분주히 실을 스캔하는 사람들로 생각보다 뜨개의 세상은 더 넓구나 했죠. 이곳에서 실을 구매하면 귀여운 가방에 실을 담아 줍니다. 새로 구매한 실로 조만간 새로운 아이템들을 만들어 소개해 보겠습니다.
Loop 15 Camden Passage, Islington,London, N1 8EA (Map)
Opening times Wednesday-Saturday 11:30-5:30 /Sunday noon-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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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톨드 갤러리 (Courtauld Gallery)
저의 여행은 보통 갤러리, 음식, 커피, 스테이셔너리와 귀여운 상점으로 채워집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작고 큰 다양한 갤러리들 그리고 이전에 좋은 기억을 남긴 갤러리를 재방문 하며 부지런히 보고 느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마다 좋은 작품과 공간들로 만족스러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 코톨드 갤러리를 소개하려 합니다.
코톨드 갤러리는 영국에서 손에 꼽히는 공공 건축물 중 하나인 서머셋 하우스의 한편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코톨드 미술연구소의 일부로 1932년 개관한 이 갤러리는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 테이트와 비교하면 규모는 작지만 르네상스 작품부터 20세기 작품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폴 세잔, 에드가 드가, 조르주 피에르 쇠라의 주요 작품들과 고흐, 고갱, 르누아르 등의 작품도 만나 볼 수 있죠. 제가 이번 여행에서 코톨드를 꼽은 이유는 멋진 작품 뿐만 아니라 특별한 ‘공간’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각 층의 전시실은 과거 로열 아카데미의 공개 강의실로, 전시 공간으로 그리고 작업실로 다양하게 쓰였던 곳으로 전시 공간에 들어설 때마다 그 공간이 과거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그리고 당시의 모습을 담은 그림을 함께 설명하고 있어 공간 자체로도 다양한 감상은 물론 파워 N에게는 상상을 이어 나가기에 충분한 공간이었거든요. (저는 아무래도 이야기가 있는 공간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런던에서는 드물게(?) 입장료를 지불해야 하는 갤러리지만 충분히 그 이상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벌써 그리워지네요..!
The Courtauld Gallery is open Monday to Sunday from 10.00 to 18.00 (last entry 17.15).
Christmas and New Year Opening hours 2023/24
Christmas Eve – 10.00-15.00 (Last entry 14.15) Christmas Day/Boxing Day CLOSED
New Years Eve – 10.00-15.00 (Last entry 14.15) New Years Day 12.00-18.00
The Gallery is located in Somerset House, Strand, London WC2R 0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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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ck World
여행의 막바지, 기념할 것은 넘치게 샀는데(?) 어쩌다 러버덕까지 떠올린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러버덕의 시작이 영국이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익숙한 것은 네덜란드 설치미술가의 대형 러버덕 때문이겠지요) 막연히 엘리자베스 여왕의 러버덕이 떠올라 방문하게 된 곳입니다. 오랜만에 영국에 왔으니 영국스러운 러버덕을 구입하자며 들어섰는데 왜 이리 큰 시련을 주는 것인지, 쓸어 담고 싶은 러버덕들이 한가득이라 한참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영국 근위병, 경찰, 엘리자베스 여왕, 보리스 전 총리(왜죠...?), 찰스 디킨스, 셰익스피어, 제인 오스틴 등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러버덕 그리고 달리, 피카소, 프리다 칼로 등 다양한 미술가 러버덕까지 좋아하는 것뿐이라 선택 과정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결국 구매하게 된 러버덕은 바로 엘리자베스 여왕과 셰익스피어 러버덕. 셰익스피어 러버덕 옆에 햄릿의 명대사가 ‘To quack or not to quack’로 적혀있는데 어떻게 그냥 지나치겠어요.🤣
러버덕 하나쯤 들이고 싶다면 >> Duck Worl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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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고잉물의 작당모의는 앞으로도 쭈욱 이어집니다.
다음 호로 알차게 채워 돌아올게요!
독자님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이번 고잉물을 읽고 좋았거나 아쉬웠던 점, 궁금하거나 고잉물이 잘 흘러갈 수 있도록 의견을 더해주고 싶다면 언제든지 환영! 더 발전하는 고잉물이 될 수 있도록 귀 기울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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