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전과 이별, 시작의 이야기를 전해요 내일의 우리는 어디로 흘러갈지 모릅니다. 제 친구 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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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현😎
지난번 갑작스러운 긴급호에 어리둥절하셨을 것 같아요. 고작 3호 만에 긴급호라니. 하지만 이번 긴급호로 깨달은 것도 있습니다. 이야기 소스들을 조금 더 많이, 꾸준히 마련해두어야겠다고요. 긴급호와 함께 지난 한 달간 많은 일이 있었어요. 다사다난한 일화들 가운데 정말 빅뉴스는 제 소중한 친구가 타국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심지어 그 친구가 고잉물을 함께 이끌어가고 있는 혜진이라면 믿으시겠어요? 앞으로의 고잉물이 어떤 모습으로 흘러갈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의 제목처럼 내일의 우리는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니까요. 조금 더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물론해봅니다!(보이니 혜진아?) 캐나다 특파원이 있는 뉴스레터라니. 전 세계로(?) 뻗어가는 고잉물을 꿈꾸며 조금 다른 분위기의 4호를 전합니다!
혜진😗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작심삼일은 과학이라더니 3호 만에 사라졌다가 돌아온 혜진입니다! 그사이 저는 한국으로부터 대략 8,574km 떨어진 캐나다까지 흘러오게 되었습니다. 고잉물을 시작할 때만 해도 계획에 없던 일이라면 (또) 믿으시겠어요? 그저 고이지 않고 잔잔하게라도 흘러가는 삶을 바랐을 뿐인데 이렇게 급류를 타다니! 작년의 내가 하지 않을법한 선택을 하겠다던 작심은 5년간 고민만 하던 이민까지 결심하게 했나 봅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과 속도지만 고잉물 정신으로(?) 이곳에서도 멈추지 않고 씩씩하게 흘러가 보겠습니다. 캐나다(또는 북미) 특파원이 되어서 또 다른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적응 기간의 공백을 긴급호로 메꿔준 가현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아직은 낯설고 어색한 이곳에서 4호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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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익숙하고 나의 흔적이 가득한 공간이 영감을 주기도 합니다. 나의 집, 나의 방, 나의 책상.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진 나를 나답게 하는 공간과 그곳에서 보내는 시간들. 이번 4호는 저희들에게 조금 특별했던 장소를 소개하려 합니다. 지난 2월 작별한 혜진이를 닮은 집 그리고 그 집에 친구들과 종종 놀러 가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 가현의 기억을 공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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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이 있는 집
나의 살던 고향은(?) 90년대 지어진 20평대 구축 아파트입니다. 정남향이라 겨울이면 해가 거실 끝까지 드는 점이 마음에 들어 계약서에 사인을 했습니다. 어두운 체리색의 집을 밝은 화이트 톤으로 인테리어를 하고 '깨끗하고 밝은 집'이라 부르기도 했죠. 여백이 많은 집을 만들고 싶어 가구나 물건은 많이 들이지 않았습니다. 빈 곳에는 때가 되면 빛과 그림자가 채워주니 그리 허전하지도 않았구요. 거실에는 가구가 테이블과 쇼파밖에 없어 수시로 배치를 바꾸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같은 가구도 배치에 따라 우리가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달라지더라구요. 저는 사진 속 배치였을 때 거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만족스럽게 보냈답니다. (집에 변화가 필요하다면 가구를 옮겨보세요. 같은 집, 같은 가구도 다르게 느껴지실거 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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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있는 집
저의 취향만 있었던 집에 언젠가부터 동거인의 취미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식물을 키우기 시작한 것이죠. '해가 잘 드는 집이니까 식물을 키워볼까?' 가벼운 마음으로 들여온 식물이 하나가 되고 둘이 되고,, 나중에는 사람보다 식물이 훨씬 많이 사는 집이 되었습니다. 식물이 많아지면서 식물을 위한 가구와 물건도 늘어났고, 식물이 자랄수록 여백은 사라졌습니다. 가구를 옮길 때도 여행을 갈 때도 식물을 먼저 생각해야 했죠. 여러 불편함과 번거로움, 책임감이 따랐지만, 하루가 다르게 돋아나는 새 잎은 우리에게 새로운 재미와 위로가 되어주었답니다. 그저 인테리어 소품처럼 생각했던 화분이 이제는 함께 살아가는 반려식물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배움과 깨달음도 있는데요. 식물을 키울 때는 빛과 물만큼 바람(통풍)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과습으로 인해 죽어가는 식물을 보며 때론 지나친 관심보다 무관심이 낫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 식물 친구들은 양가 부모님 댁에서 임보 중입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우리 집에 있을 떄보다 잎도 더 반질 반질 해지고 쑥쑥 잘 자라고 있습니다. 잘된 일이지만 괜히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건 왜 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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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의 집
한 달동안 부지런히 비워낸 집의 모습입니다. 채우는 것만큼 힘든 비움의 시간이었습니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아무것도 없는 빈 집이 제일 예쁘게 보이네요.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이민을 오느라 집에 제대로 된 작별 인사도 못 했는데 고잉물 덕분에 제대로 된 인사를 할 수 있게 되었네요. 이사와 동시에 코로나가 시작되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그 어느 때보다 길었는데 이 집이 있어서 코로나 시국을 그리 힘들지 않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힘든 시간 버틸 수 있게 해주고 또 다른 곳으로 나갈 수 있는 용기(?)를 키워준 집에 고마움을 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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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의 집
어린 시절 친구네 집에 가면 우리 집에 있는 물건도 달라 보이고 어찌나 재미있는 것들이 많은지. 부모님이 집에 오라는 불호령을 내려야 무겁게 돌아오던 기억이 납니다. 어른이 된 지금, 친구만 괜찮다면 늦은 시간까지 신나게 놀 수 있는 나이가 되었지만 그때와 비슷한 점이 있다면 우리 집과는 달라서 너무나도 재미있는 친구의 집이라는 겁니다. 제 친구 혜진이네도 그랬습니다. 혜진이의 부부와 귀여운 공룡이가 살던 새하얀 집. 그곳에서 친구들과 함께한 기억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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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사의 개량한복을 입고 우리를 맞이했던 혜진이네는 작은 가족 공룡이만큼 새하얗고 깔끔하게 정돈된, 그리고 동네의 이름만큼 햇빛이 가득한 공간이었습니다. 함께하는 책 모임 장소로, 덕질하던 친구들을 위해 온라인 콘서트를 함께 즐기던 장소로, 알코올 한 방울 없이 낮부터 밤까지 수다를 달리던 곳으로. 제 친구네는 우리들의 사랑방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호스트라는 책임감 때문인지(?) 열심히 달고나 커피를 만들어 내어주던 모습부터 주객전도되어 주방 공간을 내어주고 그 모습을 열심히 담던 모습. 초등학생들처럼 모아둔 소중한 물건들을(마스킹 테이프도요!)를 쏟아내 선물하기도 하고 공기놀이까지 한 지난날의 모습들을 보니 제 친구의 집이 많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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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아이템이라도 친구의 일상과 만나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공간을 보며 때로는 신기했고 어떤 날은 제 공간에 대해서도 여러 방향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8천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 친구의 새로운 공간들도 기대가 됩니다. 언젠가 놀러 갈 수 있겠죠? (초대는 해 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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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현😎
리코 GR2 카메라
저는 요즘 다양한 셀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짐이라고 생각하면 금세 꺾이는 마음 때문에 '프로젝트'라 거창하게 꾸며주어야 몸을 움직이더라고요. 여러 가지 셀프 프로젝트 중 하나, 8년 묵은 카메라로 일주일에 몇 번씩 소소한 기록을 하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소장한 리코 GR2는 2016년 초여름 구입한 카메라입니다. 그저 기계라면 욕심이 많았던 저는 카메라 욕심도 많아 초등학생 때도 늘 이것저것 사진을 찍곤 하였습니다. 지금의 휴대폰보다도 훨씬 떨어지는 해상도의 디지털카메라로 방학숙제를 위한 사진을 찍고 잉크젯프린터로 축축한 인쇄를 하던 라떼시절부터 DSRL, 미러리스를 거쳐 지금의 제 손에는 리코 GR2 만 남았습니다. (아, 필름 카메라로는 로모가 남아있는데 살아있으려나요) 휴대폰 카메라에 익숙해지니 무거운 카메라를 척척 들고 다니던 과거가 어색해지고 조금 더 작고 가볍지만, 내 취향의 색감을 가진 카메라를 찾다 보니 결국 남은 후보는 리코였습니다. 잔뜩 스트레스를 받고 퇴근길에 곧장 백화점으로 가 충동적인 구매를 했지만 그동안의 카메라 중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것을 보니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리코카메라의 특징이라고 하면 바로 쫀쫀한 색감. 후 보정이 딱히 필요하지 않은 ‘포지티브 이펙트’와 가벼운 중량, 한 손에 들어오는 사이즈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 8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 중고 가격도 한몫합니다.) 비록 손떨림 방지, 줌의 부재, 저조도 환경에서의 노이즈가 있으나 이를 모두 차치하고도 감성으로 승리할 수 있는 카메라이니까요. 그래서일까요? 돌고도는 유행 속에서 최근 인스타 피드를 보니 리코 카메라를 구매했다는 이야기와 사진들이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반가운 마음 반, 돌아올 전성기(?)를 기다리며 다시 부지런히 사용해 보겠습니다.
리코 GR2 : 무게 251g / 사이즈 117x62.8x34.7mm / 가격 23년 최저가 기준 70만 원대 후반
*21년 리코 GR3X까지 출시되었고 손떨림 보정은 GR3 시리즈에서 보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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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진😗
킨토 ROOP TEA
매일 아침 차 한 잔을 내려 마시며 느긋한 속도와 차분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 꽤 오래전부터 바라던 일입니다. 가현과 함께 월차 내고 차 마시는 월간 차모임 '월차'를 만들어 매월 찻집을 찾아다니고, 다도 수업도 들으며 차와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때뿐이었죠. 제대로 된 도구가 없어서였을까요? 개완, 숙우, 찻주전자, 찻잔 등 열심히 사보았지만 어쩐지 도구가 늘어날수록 더 귀찮고 부담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도구를 준비하고, 차를 내리고 음미하는 모든 과정이 다도라고 하지만 조급하고 게으른 사람에게는 그럴 여유가 없었던 거죠. 다시 한번 도구 탓을 해봅니다. 곧 떠날 사람(?)인 만큼 휴대성에 초점을 두고 차 도구를 찾았습니다. 도톰한 아이스크림 막대기를 닮은 킨토의 티 스트레이너는 납작한 타원형이라 부피를 많이 차지하지 않고 수납과 휴대가 수월합니다. 촘촘한 스테인리스 거름망을 밀어 찻잎을 채우고 따뜻한 물이 담긴 잔에 담가주면 끝. 차가 충분히 우러난 뒤에는 스탠드에 다시 꽂아두면 되니 사용 방법도 간단하죠. 차를 우리고 정리하는 과정이 간소해지니 찻자리를 여는 일에 대한 부담이 줄었습니다. 이제 진짜 매일 아침을 차로 시작하는 일만 남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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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작심
벌써 1분기의 마지막 달, 3월입니다. 새해에 다짐한 여러 가지 일들 그 무엇이든 안녕한가요? 순식간에 흘러간 시간이지만 저희는 그 흐름 속에서 부지런히 마음먹고 실행하고 다시 시작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1분기 정산과 함께 작심을 점검하는 시간을 만들어볼게요!
가현😎 지구력 / 고잉물/ 관종
위에서 살짝(?) 전했듯 요즘 셀프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성과는 언제나처럼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지만 지난번 공유한 소소한 작심과는 조금 더 탄탄하고 다채로워졌다고나 할까요? 여러 가지의 배움과 기록으로 틈틈이 채워가는 요즘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카메라와 함께 외출하고 사진기록하기, 3개월 만에 다시 운동을 등록했고 월 1회 이상 관심 있는 분야의 클래스와 체험활동을 신청해 더 오래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지난 2월엔 분재를 3월에는 평소 좋아하던 작가님의 취미활동 중 하나인 손뜨개 클래스도 신청해두었는데요. 또 하나의 취미를 찾을 수 있을지 그리고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지구력'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그동안 꾸준히 실천한 결과물을 공유할 수 있길 바라봅니다!
혜진😗 밖 / 변화 / 규칙
이 낯선 곳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이 될 때면 올해의 키워드 세 개를 떠올려봅니다. 규칙적으로 밖에 나가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일? 어학원에 다니기로 했습니다. 서른 중반에 어학원이라니! 아마 작년의 나였다면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어학원은 피했을 거예요. 영어 공부는 혼자 집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유튜브 강의 몇 개 보는 걸로 만족하다 결국에는 후회했을 게 분명합니다. 고민도 짧게! 곧장 유학원에 연락해 어학원을 추천받고 신청서를 접수했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일주일에 다섯 번 영어를 배우러 갑니다. 이 추진력 또한 그동안의 저에게는 없던 것이죠. (그동안의 저는 얼마나 무기력하고 게으른 삶을 살아온 걸까요?) 이번 달도 저는 고잉물 덕분에 더 나은 방향으로 흘러가 봅니다.
* 아! 지난 호 발병한 아이패드병은 모델, 용량 등 아이패드를 사기 전에 알아야 하는 게 너무 많아 귀찮음으로 인해 완치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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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심은 여러분과도 함께해보고 싶어요. 공유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올해를 이끌어갈 여러분의 키워드 3개를 정해보세요. 혹시라도 의지가 시들시들해질 때, 감시 아닌 감시 또는 으쌰으쌰해줄 누군가가 필요하게 되면 저희에게 SOS 하셔도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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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새로운 변화가 있었던 이번 고잉물도 함께해주셔서 감사해요!
3월 두번째 이야기로 다시 찾아올게요😉
우리는 답장과 피드백으로 계속해서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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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잉물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고잉물 뉴스레터 부담없이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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